차우차우와 울프스피츠의 교배로 태어난 개, 오이라지어
잘 알려지지 않았고, 심지어 품종견인지도 모를 수 있지만 아름다운 개들이 있다. 이번 글에서 다룰 ‘오이라지어(Eurasier)’가 그런 개일지도 모르다. ‘오이라지어’는 장엄한 용모를 자랑하는 개이다.
오이라지어에 관하여
기원과 역사
독일 출신의 오이라지어는 율리우스 비펠 박사의 품종 개량으로 생겨난 품종이다. 박사는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두 품종이 지닌 최고의 자질과 특징을 섞은 개를 얻고 싶어 했다. 바로 차우차우(Chow Chow)와 울프스피츠(Wolfspitz)였다. 1960년대 초반, 이 두 견종의 교배를 통해 오이라지어라는 놀라운 개가 태어나게 되었다.
교배 과정에서 울프스피츠의 유전적 특징이 생략되고 차우차우의 특징이 많이 들어가기는 했지만, 십 년 후오이라지어는 유럽의 애견연맹들로부터 품종으로 인정받았다.
율리우스가 교배를 통해 ‘창조하고자’ 했던 것은 성격 좋은 개였고, 원시 사모예드 개량종인 울프스피츠는 성격이 좋은 개는 아니었다. 그러나 후대로 갈수록 유순한 성격을 지니게 됨에 따라 울프 스피츠의 피가 섞인오이라지어도 태어나기 시작했다.
오이라지어의 특징
건장한 중형견인 오이라지어는 곧은 등과 발달한 근육을 자랑한다. 키는 수컷이 52에서 60cm, 암컷이 48에서 56cm까지 크고, 무게는 수컷이 23에서 32kg, 암컷이 18에서 26kg까지 나간다.
한편, 두상은 늑대와 비슷한데, 실제로 사람들이 오이라지어를 보면 늑대로 착각하기도 한다. 쐐기 모양의 머리에는 세모난 모양의 뾰족한 귀가 달렸고 코는 검으며, 아몬드 모양의 눈은 튀어나오지도 파묻히지도 않았다.
이빨은 튼튼하지만, 필요하다고 느끼지 않으면 이를 드러내는 법이 없고 잘 ‘감추어’둔다. 신기하게도 혀는 푸른색으로, 오이라지어가 차우차우의 후손임을 분명하게 증명하는 특징이다. 그러나 모두 푸른 혀를 지니는 것은 아니고, 분홍색이나 반점을 보일 수도 있다.
곧게 뻗은 다리는 늠름하고 강인하다. 앞다리와 뒷다리의 크기가 같고 골격이 크고 튼튼하여 위풍당당한 용모를 뽐낸다. 곧게 뻗은 꼬리는 털로 덮여 있고 활발히 움직일 때는 허리 위로 말려 올라간다.
긴 털은 촘촘하지 않고 만지면 까슬까슬하지만, 안쪽 털은 무척 촘촘하고 빽빽하다. 털빛은 순백색, 검붉은색, 하얀 반점을 제외하고 다양하게 나타난다.
오이라지어 성격과 기질
오이라지어는 무척 사랑이 많은 개로, 주인과 가족에게 충성하는 개인 데다 성격이 온화해서 아이들과 함께 키우기에 완벽한 반려견이다. 차분하고 주위에 관심을 기울이며, 필요할 때는 가족을 돕거나 지킬 준비가 늘 되어 있다.
그러나 낯선 사람 앞에서는 성격이 변한다. 폭력적인 것은 아니지만, 소심하고 겁이 많아 낯선 사람을 보면 피하려 들고 집에 손님이 오면 몸을 숨길 것이다. 이런 행동을 예방하려면 어릴 때부터 사회화 교육을 해야 한다.
이런 성격에는 장점도 있는데, 바로 집을 훌륭하게 지킨다는 것이다. 거의 짖지 않고 폭력적이지도 않지만, 집 근처에 낯선 사람이 출몰하면 주인에게 바로 알릴 것이다.
오이라지어 건강 관리에 있어 특별한 점
오이라지어는 쉽게 흥분하는 개가 아니라서 채워야 할 운동량이 있는 건 아니지만, 매일 나가서 ‘강제로’ 최소한의 운동을 시켜야 한다. 나쁜 행동을 예방하려면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털은 매일, 혹은 적어도 일주일에 세 번은 신경을 써주어야 하는데, 관리가 쉬운 털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털갈이 시기에는 털이 쌓여 감염을 일으키지 않도록 죽은 털을 제거해 주는 등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보다시피오이라지어는 키우기가 별로 어렵지 않고 훌륭한 반려견이다. 새 반려동물을 입양할 생각이라면오이라지어를 고려해보는 것도 좋겠다.
이미지 출처: J. Renard, Stiller Beobach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