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종견을 입양하면 어떨까?

“저를 입양하지 않으시겠어요?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특정한 성질을 지닌 개를 원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니다. 다만 세상엔 입양되어 새로운 삶을 필요로 하는 개가 아주 많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잡종견들이 오랫동안 입양되지 않으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입양되기 어려운 잡종견의 입장에서 쓴 편지가 있다. 한번 읽어보자.

저는 왜 입양하지 않으세요?

여기에 있은지 얼마나 됐는지 이제 기억도 안 나요. 오래 있었죠. 절대 입양 안 되던 제 친구들도 하나 둘씩 사라지더라고요. 그럼 곧 제 차례도 되겠죠. 근데 아직도 소식이 없네요.

저도 제가 그렇게 귀엽지 않다는 걸 알아요. 사람들이 여기 오면 제 근처에는 오지도 않거든요. 그래도 괜찮아요. 그다지 슬픈 일도 아니에요. 누군가가 언젠가 정말 저를 선택한다면 그 사람이야 말로 저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일테니까요. 그리고 그는 제 겉모습까지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는 뜻일 거고요.

저를 정말로 슬프게 하는 건 그 누군가가 절대 오지 않을 거라는 예감이에요. 그리고 여기를 떠나간 친구와 형제자매들이 그들을 정말로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 하게 될 거라는 것도 슬퍼요. 저는 그들이 미소 짓는 것만 봐도 알거든요. 매번 저 문이 열릴 때마다 제 작은 가슴은 희망으로 가득차요. 근데 매일 문은 다시 닫히고 저는 아직 여기 있죠. 왜 저를 입양하지 않으세요?

제가 이야기를 하나 해드릴게요. 저는 아직 기다리고 있잖아요. 저도 제가 그 귀여운 강아지들처럼 생기지 않았다는 걸 알아요. 귀여운 강아지는 길에 데리고만 나가도 다들  “저 강아지 너무 예쁘다”라는 소리를 듣는데 말이죠. 그래도 저도 장점이 많은 강아지에요.

저를 입양하시면 이건 약속할게요

여러분을 설득하기 위해서, 제가 입양되면 할 일을 알려드릴 거예요. 그렇게 해야 당신이 우리의 우정과 가치, 충성심을 이해하고 생김새로만 저를 판단하지 않고, 마음으로 그 가치를 이해할테니까요.

저는 다음과 같은 일을 약속할게요.

• 저를 부르기만 하면 바로 달려갈게요. 당신이 가끔 제 관심을 필요로 한다는 걸 알아요. 그러니까 저를 입양하시면 부를 때마다 언제든지 달려갈게요. 저는 그럴 기분이 아닐 때에도 말이죠. 

  

• 집 안 화장실은 절대 가지 않을게요. 당신이 집에 올 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든, 최대한 참아볼게요. 그러면 당신이 저 때문에 일하지 않아도 되고 저를 자랑스러워 할 거예요.
• 매일 문간에서 당신을 기다릴게요. 당신이 매일 일 나가면 제 일은 당신을 기다리는 거예요. 물론 당신을 다시 보고 싶어 걱정이 되겠지만, 퇴근하고 돌아왔을 때 멋지게 반겨줄게요.
• 이웃에게 해가 되지 않을게요. 제가 주인의 말에 무조건 복종하는 그런 강아지가 되진 않겠지만, 이웃을 보고 짖어대거나 귀찮게 하는 그런 강아지는 되지 않을게요. 저를 입양하면,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라 약속해요.
• 물건을 파손하지 않을게요. 당신의 신발이 아니라 제 장난감으로 이빨을 갈면 돼요. 저를 입양하시면 그 감사함은 그렇게 표현하도록 하죠.
• 무슨 일이 있어도 당신을 사랑할게요. 당신이 저를 꾸짖어도, 당신이 아파도 상관 없어요. 저는 당신을 항상 사랑할 거고, 절대 당신 곁을 떠나지 않을 거예요. 
• 제가 당신을 보호할게요. 그 누구든 당신을 공격하는 사람이 있다면, 저는 제 목숨을 다해서 방어할 거예요.
• 저는 매일 아침 당신에게 행복하게 인사할게요. 당신에게는 항상 미소만을 줄 거예요.
• 산책 갈 때 줄을 끌어 당기지 않을게요.
• 당신의 아이들도 제가 목숨을 걸고 지킬게요.
• 저는 당신을 항상 기억할 거예요. 당신이 하늘 나라에 가도요.

이런 약속들이 충분히 당신의 마음에 들런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저를 입양하시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어요. 당신에 대한 저의 감사한 마음은 무한하니까요. 저를 입양하시면, 제 몸과 마음을 다해 모든 것을 드릴 거예요. 저에게 보여준 진정한 애정과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 진실된 충성심을 보여 드릴게요. 생김새로는 절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사랑으로요!

저를 입양하시면, 제 평생 당신을 사랑하고 지켜드릴게요.